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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돈 이천시장] 줄탁동시(啐啄同時)는 말 그대로 줄(啐)과 탁(啄)이 동시(同時)에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알 속에서 자란 병아리가 때가 되면 알 밖으로 나오기 위해 부리로 껍데기 안쪽을 쪼는데 이를 ‘줄(啐)’이라 하며, 어미 닭이 병아리 소리를 듣고 알을 쪼아 새끼가 알을 깨는 행위를 도와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가 동시에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서로 합심해 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자주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세상 모든 일들은 구성원들이 뜻을 모으고 힘을 합해야 좋은 결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이 마음을 모으면 가정이 화목하고, 기업과 직원이 힘을 모아 협력하면 회사가 번창한다. 그리고 민관이 뜻을 모아 협력할 때 도시가 발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행정의 경우는 오랜 기간 행정관서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국가나 행정에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면 주민들은 그저 따라오는 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행정 각 분야에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시민이 직접 참여해, 시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어가는 ‘열린 행정’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바야흐로 시민과 행정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이천시에서는 최근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선진 시민 운동으로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시민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 10월 3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시민원탁회의(타운홀미팅)에서 시민 스스로 열띤 토론을 통해 운동의 명칭과 실천과제를 선정 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20회 이천시민의 날 행사에서는 시민들 스스로 선정한 시민운동의 12가지 실천과제를 각계각층의 시민이 발표하면서 시민운동의 시작도 널리 알렸다.
물론 이러한 시민운동이 하루아침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선진시민의식 변화를 위한 운동이 성공 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시민운동이 행정에 의한 일방적인 운동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참여해 만들어가는 자발적인 운동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이번 시민운동이 ‘먼저 양보하고, 서로 웃으며 인사합니다.’, ‘내 집과 가게 앞은 내가 가꾸고, 청소 합니다.’,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고, 교통질서를 지킵니다.’와 같이 시민 누구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친숙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의 시정의 주체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이 나서서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는 행정이 아니라, 행정은 시민들이 이끌어 주시는 대로 응원하며 따르는 것이 진정 바람직한 ‘참 행정’이라는 생각이다. 시민과 행정이 미소 띤 얼굴로 서로 마주보며 줄(啐)과 탁(啄)을 함께 노래할 때, 시민 모두가 미소 짓는 친절하고 깨끗한 도시, 대한민국 최고의 행복도시 이천시는 멀지 않다고 확신한다. 모쪼록 이러한 시민과 행정의 행복한 동행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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