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박재영 의원이 지난 10월 13일 열린 제22회 여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본회의에서 밝힌 '5분 자유발언' 전문.
 
 
 

마음의 여유로움이 많지 않아서인지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만들어지는 자연환경의 변화를 체감하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디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온 들판을 파랗게 물들였던 봄이 어느 사이에 황금들판을 만들더니 이제는 추수를 마무리 지으며 잿빛들판으로 변신하여 마음까지 어둡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 불볕더위니, 찜통더위니, 가마솥더위니 하며 무더위를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의 의문을 갖게 하던 계절도 어느 사이에 숨을 죽이고 일교차로 인한 건강을 염려해야 하고, 단풍나무의 잎사귀가 변절의 시기를 겪어가고 있음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이제 겨울의 길목에서 가을걷이의 기쁨을 맛보다가 올 한 해를 부지불식 간에 보내게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얼마 남지 않은 2016년을 깔끔하고, 성과있게 마무리 짓기 위해 차분하게 지난 10개월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일도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가능하면 모든 시선을 여주로 돌리려 노력했고, 여주시의 변화와 발전을 통해 여주시민의 행복을 구현하는 것에만 관심을 쏟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대통령이 어떻고, 정부가 어떻고, 정치가 어떻고, 정당이 어떻고 하는 문제들이 바로 우리들의 삶 하나하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정부가 권력이 나라가 변화되어야 지방자치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뼛속 깊이 느끼고 있음에도, 혹시라도 제가 여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불순한 의도를 지닌 사람들에 의해 왜곡될까 걱정되어 가능하면 혼자 숨죽여 분노의 가슴을 두드리며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여주시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면, “그것은 중앙정부나 국회에서나 가능한 것”이라고 둘러대고, 여주시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면 “중앙정치는 그만 두고 여주의 것만 생각하자”며 정말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를 표리부동하게 스스럼없이 뱉어내는 사람들을 너무도 많이 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제기하는 문제나 제안하는 정책이 진정으로 여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깊이 있게 검토되고 실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첫째, 지금 이 시간 경기도의회의원들이 방문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여주시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 상거동 지역 39만 1522평방미터의 땅에 유치를 추진 중인 ‘반려동물 에듀파크 조성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요청합니다.
 
결론만을 제기하면, 동물보호공간, 애견문화공간, 애견인 힐링공간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애초 경기도 재정으로만 추진하겠다고 했었지만, 여주로 유치를 확정한 지금은 동물보호공간만 경기도가 추진하고, 나머지 두 공간은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으로 변경시켰습니다. 기만적인 행태입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업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주시가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여주시에 반려동물 에듀파크가 조성되면, 어쩌면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유기동물 보호센터가 여주시로 통합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사람의 화장장을 반대하면서 결과적으로 유기동물의 화장장을 유치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동물보호공간만을 경기도가 추진하고, 나머지 공간은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하지만, 민간투자가 유치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유기동물 보호센터와 유기동물 화장시설만 덩그러니 만들어지게 되는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돈이 도는 여주, 돈 버는 여주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만, 목표에 집착해 객관적 사실을 왜곡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 하는 이유는 국가가 하든 경기도가 하든 지금까지 다양한 각종 공모사업에 죽을 둥 살 둥 덤벼들었던 지자체들이 반려동물 에듀파크 조성사업에 여주를 제외한 어떠한 지자체도 응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에듀파크가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국가든 경기도든 여주에 돈만 투자되면 된다는 안이한 사고를 이제는 벗어던져야 마땅하고, 반려동물 에듀파크를 조성함으로써 진정으로 여주시민에게 어떠한 행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각 읍면동에 이통장 휴게실을 설치해주시기를 제안드립니다.
 
공무원들은 이통장님들을 가리켜 ‘준공무원’이라고 부르면서, 공무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을 이통장님들이 대신하게 하고 있습니다. 알량한 이장수당 20만원을 드리면서!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서 이통장님들이 공무원의 말단조직이 아니라, 지역의 지도자로서 여주시의 변화와 발전에 관한 합리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지역주민들을 민주적으로 통합시켜 내는 풀뿌리민주주의의 선도적 지도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각 읍면동에서 필요한 일을 시키면서 이통장님들이 각 읍면동 사무소에 오시면 편하게 쉬거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사무실 한 켠에 앉아 있다 또 다른 민원인들이 오면 쭈삣거리다가 발길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공간이 없다는 변명이 아니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세 번째는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 안전지대를 도입해서 여주시에서도 추진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 중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할 때 교묘하게 ‘선진국에서“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그런데 그 ’선진국에서‘라는 말이 서민들에게 발전적인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만의 공화국을 건설하는 데 유리할 때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1위, 어르신 빈곤률 세계 1위, 장시간 노동 세계 1위,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어르신 자살률 세계 1위, 이처럼 가장 나쁜 것들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고치기 위해 선진국의 예를 드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우리 여주시 공직자들을 가능하면 선진국에 자주 연수를 보내기를 원하는 이유는 단 하나의 좋은 것이라도 배워 와서 여주시 행정에 접목하여 시민의 행복을 구현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래서 꼭 외국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좋은 정책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도입해서 시행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린이 안전지대 설치를 제안드리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장소를 노란색으로 칠하고, 밤에는 조명등까지 설치해서 눈에 확 띄게 만들면 도시미관에도, 어린이들 안전에도 매우 유익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네 번째는 당장이 아니더라도 여주역과 세종대왕릉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체계의 재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철시대의 도래를 목 놓아 외친 지가 언제부터인지 생각해보면 지금 여주역과 세종대왕릉역이 개통되었지만 그에 합당한 대중교통체계가 준비되고 실현되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주시에 만들어진 두 개의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주차장 신설을 고민하기에 앞서, 여주시민 누구나가 편리하게 전철역에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체계를 확립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사가 만사’임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유능한 지도자는 문제를 해결하고, 무능한 지도자는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현실의 부정할 수 없는 지도자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입니다.
 
가난하게 살던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거나, 아무런 지위를 갖지 못하고 있던 사람이 알량한 권력의 자리에 오르면 ‘사람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로또라는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중 다수가 복권당첨금으로 받은 거금을 관리할 능력이 없어 탕진하고 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권한이나 권력을 관리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칼자루를 쥐었다가 어느 순간에 유권자들로부터 냉혹한 심판을 받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습니다.
 
시의원에서부터 시작하여 도의원,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 대통령 등 선출직 공직자들이 당선되기 전에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듯이 유권자에게 표를 구걸하지만, 당선되는 순간부터 ‘상전노릇’하기에 바쁜 모습을 우리는 너무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 전해주는 교훈 중에 ‘9명의 동지를 만드는 것보다 1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는 생각에 인사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도 싫고, 인사에 대해 책임질 위치에 있지도 않기 때문에 인사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원경희시장님의 인사에 대해 다른 생각과 다른 판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공개적인 비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원경희시장님께 걸고 있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하여 다음의 말씀을 꼭 드리면서 제 발언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한 사람의 동지를 구하기 위해 수백 명의 적을 만들고 있는 인사정책은 아닌지, 스스로의 정당성만을 고집하고 강조함으로써 다수의 공직자들을 분노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시정에 대한 모든 신뢰를 포기시킴으로써 여주시의 변화와 발전 전망까지도 어둡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까지 이끌어 왔던 여주시정 전반을 세심하게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