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의도 없이 ‘내로남불’, 평택 시의원 운동할 시간도 없이 일한다?

평택시의회가 청사 증축을 하면서 ‘공사비 과다 책정으로 예산 낭비, 예산심의 과정 졸속’ 등의 비판이 일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2회에 걸친 심층취재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 註>

[미디어연합=평택] 평택시의회 516.71㎡(156평) 증축 과정에서 1, 2차 추경을 통해 총 20억 55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투입돼 예산 수립과정의 문제점뿐만이 아닌 과다예산 투입으로 혈세를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난에 처하게 됐다.

2019년 3월, 1회 추경에서 확정된 증축 관련 예산은 총 9억 8000만 원으로 평당 899만 원이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2019년 9월 추경안에서는 면적은 43%(47평) 증가했지만, 금액은 100%(9억 8000만 원) 늘어나 평당 1256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자산취득비를 포함(2억 6700여만 원)하면 평당 1317만 원으로 타 지자체의 청사 신·중축 비용보다 현격히 높은 금액이다.

평당 소요 비용이 가장 낮은 곳은 서대문구의회 신축공사로 연면적 1512평에 평당 818만 원, 가장 높은 곳은 부평구청사 증축으로 평당 1101만 원(681평)이 각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하남시청사(의회 청사 포함) 신축 871만 원(871만 원), 제주시청사 신축 970만 원( 7509평), 증평군청사 증축 1000만 원(1018평), 장흥군청사 신축 924만 원(4295평), 남양주시청사 증축 997만 원(3781평) 등 조사된 모든 청사의 신·중축 비용이 평택시의회 증축공사 비용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표 1>

평택시의회 증축공사에 비교해 연면적이 넓고 증축이 신축보다 비용이 더 소요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청사 신·증축이 지하 2층 이상 고비용 구조로 설계되었고 일부는 철거나 토지매입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볼 때, 평택시의회 증축에 드는 비용이 오히려 단순비교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금액 증가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안을 검토하고 확정해야 할 평택시의회는 면밀한 심의는커녕 어느 한 의원도 사안에 대한 질의조차 없다시피 했다.

이러한 평택시의회의 예산안 통과는 예산 검토 시, 특히 기존 예산을 증액하는 예산이 상정되면 충분한 자료 요구와 해당 집행부 공직자들을 출석시켜 갑론을박이 오갈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검토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어서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오히려 운영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의원님들의 운동량이 별로 없어요. 또 지역구 행사라든가 이런 게 많아서 운동을 어디서 따로 가서 한다는 것도 상당히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요. 그래서 헬스 같은 운동을 다양하게 하고 땀을 쭉 뺄 수 있는 목욕이나 사우나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평택시의회 속기록)”라고 발언해 듣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한 시민단체 회원 A씨는 “자신들과 관계된 일은 검토도 없이 대충대충 넘기면서 어찌 시정을 감독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며 “시의원들이 운동할 시간조차 없이 열심인지는 도 모르겠지만 시민 대부분도 먹고살려고 땀 흘리며 일한다. 사우나 운운하는 것은 시민 위에 서는 선민의식의 발로라고밖에 볼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택시의 엉성한 예산 수립과 의회의 허술한 검토과정이 더해져 혈세 낭비로까지 언급되고 있는 의회 증축공사는 평택시 집행부와 의회가 지닌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