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之常情, “주변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야!”

[미디어연합=평택]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긴 시간이다. 그런데 그것도 한번이 아닌, 강산이 4번을 변할 오랜 시간을 한 길 공직을 걸어오다 명예로운 퇴직으로 그 마무리를 한 김동숙 서기관. 그가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시의원이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지도 벌써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전문 행정인에서 이제 행정부를 관리·감독하는 전문 정치인으로 옷을 갈아입고 후반기 활동을 준비하는 김동숙 평택시의원을 만나봤다.

◆ 공직자로서 바라본 시정과 의원으로서 느낀 시정의 차이가 있다면?

-시의원이 되어서 비로소 느낀 것이지만 공직자로 있으면서는 규칙이나 법규에 얽매여 사고의 폭이 넓거나 자유롭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의원이 되어 시민의 입장으로 바라보니 법만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공직자가 법을 우선하는 것이 먼저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법을 넘어선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다가가는 것 또한 행정 발전의 또 다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모순되는 이러한 점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후배 공직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너무 뻔한 대답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40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보람이 있었고 재미있게 생활했다고 자부한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아무런 후회가 없었고 정치를 하게 되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

내가 가진 국가관은 확고했다. 굳이 진보나 보수로 나누는 것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젊은 시절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당시 자유한국당 지지자들과의 교류로 이어져 왔는데 퇴직을 앞두고 당 고문님들이 찾아와 지방선거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고 추천해주셨다. 천주교인인 나는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실천과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많은 고민 끝에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다. 후에 많은 사람이 여성 정치인으로 비례대표 후보도 괜찮지 않았겠냐고 물어왔지만 나는 처음부터 비례대표는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당에 이바지한 바가 하나도 없는데 여성이라는 하나만의 이유로 비례대표를 원한다는 것은 양심이 없는 거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 환경문제가 화두다. 평택의 시급한 환경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평택의 환경은 매우 시급한 개선을 요하고 있다. 각종 오염도 문제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환경은 레저환경이다. 많은 시민이 “가족들하고 손잡고 갈 곳이 없어요”라고 말을 하곤 한다. 이는 여가에 대한 욕구가 강함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에 대한 정책추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우리 지역구에는 배다리저수지라는 천혜의 수변공원이 있지만 요즘 수질 오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변 인구를 합하면 거의 15만 명의 시민들이 찾는 곳이기에 무엇보다 시급하게 개선하고 가꿔나가야 한다. 덕동산 공원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시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시정의 할 일이고 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이기에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

◆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문제는 해묵은 논란거리다. 이에 대한 견해는?

-각자의 입장 차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당이나 국회의원으로서는 시민들 깊숙이까지 당론을 전파하고 지지자를 규합한다는 측면에서 쉽게 공천제를 놓기 어렵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로 보면 정쟁의 불씨로 자칫 행정이 흐트러질 측면이 있어서 기초의원의 정당 공천제는 부적합한 제도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제도 개선을 위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 지역구 시민들에게 많은 민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

-주차에 대한 민원이 가장 많다. 우리 지역구는 신도시로 아파트 밀집 지역인 데 반해 주차면적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애초 신도시 계획을 하면서 주차장 확보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10년 20년을 내다보기는커녕 1, 2년 앞도 생각지 못한 근시안적 행정 때문이다.

주차가 어려운 지역은 제일 먼저 상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상권이 피폐해가는 것은 주차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지역은 공공주차장 확보에 예산을 투자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 차로에 노상 주차장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민간개발 지역의 경우 용적률을 올려주더라도 차폭을 확대해 노상 주차장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주차단속이 능사는 아니다. 통행의 불편함이 다소 있더라도 지역경제가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이것만은 꼭 해내야겠다고 생각하는 과제가 있다면?

-평택시에 맞는 문화정책 활성화를 꼭 이루고 싶다. 춥고 배고픈 시절은 어느 정도 지나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문화적인 혜택이다. 문화가 있어야 시민이 살고 시민이 살아야 자치단체가 산다. 평택의 대표문화는 농악이다. 이에 관한 전문 연구·전수 기관 설립·운영도 해내고 싶은 과제의 하나며, 오케스트라나 국악 관련 시립예술단을 설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정치인으로서 미래를 말한다면?

-교과서적인 답변일 수도 있지만, 미래를 논하기보다는 현재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일부러 의원 배지도 착용하지 않고 다니며, 의원으로서 자칫 가질 수 있는 선민의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다만, 제가 할 일이 있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봉사하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 살아오면서 삶의 지표가 된 것이 있다면?

-거창하게 인생의 철학이라 할 것은 없지만 나를 지탱하게 해준 신념을 말하라면 “나를 아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라는 것이다. 공직생활 40년 동안 그리고 의원 생활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즐겁고 보람되고 무엇보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내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닌 내 주변에서 응원해주고 도와준 지인들 덕분이었다고 고백한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고, 도움받은 만큼 도와주는 것 또한 人之常情(인지상정)이다.

◆ 지역구민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지역구민 여러분! 우리 지역은 신도시 아파트 지역으로 인구가 급증하는 반면 그만큼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이 많습니다.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화합을 위해 소통하고 한 발짝씩 뒤로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지역민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보다 행복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남매로, 딸로, 어머니로 그리고 편히 다가설 수 있는 이웃으로, 다가가고자 하오니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불러주십시오.

공직생활 당시 걸어서 출근하는 이유에 대해 “내가 차를 가져가지 않으면 민원인 한 분이 차를 댈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라고 말해 작은 실천의 의미를 되새김하게 했던 김동숙 전 서기관. 이제는 시의원으로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그의 또 다른 실천에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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