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박재영 시의원.gif▲ 여주시의회 박재영 의원
선거를 통해 집행기관이 새롭게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조직개편은 때로는 당연하다고 생각되고 늘 행해져 온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집행기관의 수장이 선거과정에서 공약한 내용이나 자신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쩌면 조직개편은 필수라는 생각도 들고, 정부기관도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조직개편이나 직제개편을 통해 자신의 정치를 실현할 조건을 갖추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여주시도 새로운 시장의 정책집행에 적합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사실 의회는, 조직개편이 시민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기에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때로는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고 가능하면 집행기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이었기에 집행기관의 조직개편 계획을 무력화시키고, 그 무력화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크나큰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유권자가 주는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공직자의 한계를 보는 듯해서 너무도 씁쓸한 뒷맛을 확인하는 슬픔의 과정이기도 했지만, 각각의 의원이 독립된 결정기관이기에 그 존재와 영향력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6일 하루 종일은 참으로 우울하고 답답함으로 무엇을 할 지 몰라 머리를 매우 혼란스럽게 유지시킨 날이 되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개편계획이고, 무엇을 얻고자하는 논의과정이고, 누구의 이익을 구현시킨 결정인 것인지에 참으로 의문이 너무도 많이 가는 하루였습니다.
혁명보다 개혁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하루였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사건이나 사물을 판단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 하루였고, 합리적 무지로 인해 상식과 정의조차도 왜곡된 힘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하루였습니다.
제가 의정활동을 수행한 6개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저보고 "소속을 밝히라"는 농담을 자주하였고, 여주시의회는 이미 "정당"의 의미가 사라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저도 많은 사람들이 당선되기 위해서 정당의 공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당선되기에 유리한 정당을 선택해서 공천을 받는 경향이 강하고, 상당수의 지방정치인들이 과연 소속당의 정강정책을 얼마나 이해하겠는가라는 말을 자주 해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의정활동을 하면서 원경희시장이 새누리당 소속이라서 비판적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지, 의회가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라서 동료의원들과 정확히 각을 세워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정당 소속이 다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사건건 비판적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 가치 중심의 정치, 구태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의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앞으로도 그런 의정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보고 공무원에 대해 비판보다는 격려를 주로 한다고, 예산을 심의하면서 공무원들의 주장에 더 많이 귀를 기울인다고 "공무원당"이라는 소리를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주를 변화시키고 서민의 이익을 위해 일선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의원의 본연의 자세가 공무원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아니라 시민 또는 서민의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있다는 것을 늘 확인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세계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신도 옳고 당신도 옳다는 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서로 간에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 존재하고 이 다름을 극복하기 위해 늘 진보적인 합의의 정치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행기관에서 조직개편을 추진한 농업기술센타 개편방향이 옳다고 강변하고 싶지도 않고, 농업기술센타 본소를 강화하면서 상담소 10개소 중 5개소를 변화운영하려는 것이 틀렸다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765KV경기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산북과 금사의 주민들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투쟁을 이끌어가면서 외부(?) 지원세력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지닌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고, 보호관철소를 (구)법원단지로 이전시키려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너무도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계신 학부모님들 중심의 이전반대대책위의 활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전개되는 일들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상식과 정의"라는 원칙이 적용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가 이루어져 다수의 힘이 모여서 더불어 함께 함으로써 더욱 멀리 가는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고, "말에는 당파성이 있다"라는 것을 가슴에 간직하고 내가 하는 말이 누구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는가를 늘 확인하면서 활동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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