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박재영 시의원.gif▲ 여주시의회 박재영 의원
오늘은 아침부터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려서인지 갖가지 비인간적인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자꾸 사라져가는 현실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어린이의 따귀를 올려붙여 아이가 저만치 나동그라지는 모습을 TV를 통해 생생하게 접하면서 비애감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데, 오늘 아침에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겠다고 일하는 대학생에게 사람이라고 보기에도 민망한 행패를 부리는 손님의 ‘갑질’하는 모습에 그냥 허탈감만을 느낄 뿐입니다.
도저히 인간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너무도 쉽게 너무도 자주 우리의 눈과 귀를 극도로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사회의 주인이 ‘자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음에도, 다시금 우리 뼛속 깊숙이 확인시켜주려는 듯이 정말 자본의 행패가 너무도 심하고, 더욱 일반화되는 그 자본의 행패는 바로 ‘갑질’의 행태로 나타나고 있고, '갑질'로 인해 상처받는 서민들은 더욱 큰 실망과 분노로 절망이라는 단어를 점점 벗하게 되는 현실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의 목표는 오로지 ‘최대의 이윤추구’일 뿐이기에, 사회의 모든 가치는 ‘이윤추구’라는 가치에 점령당했고, 기업의 가치를 각 개인의 삶의 가치로 추종하고 있고, 기업의 가치가 이 사회에서 최고의 ‘선’한 것으로 존중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노인인구 중 절반이 빈곤에 시달리다 못해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OECD 가입 국가들 중 노인자살률이 세계 1위의 자리에 등극한 대한민국이 된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의 가치가 협력과 상생이 아니라, 타인을 밟고 일어서서 1등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성공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가치에 압도당해 채 피워보지도 못한 삶을 마감하는 청소년들의 자살률도 세계 1위에 오르는 수치스런 나라가 또한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가장 못된 것들의 1등을 달리고자, 겉으로는 민생을 이야기하고,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100% 대한민국을 이야기하지만, 지금도 단지 생존만을 위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국민들의 삶을 끝 모를 벼랑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인간에 대한 존엄성은 사라진 지 오래이고, 단지 그들이 틀어쥔 ‘부’의 크기에 따라 인간에 대한 평가기준이 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배움과 지식, 그리고 지성에 대한 평가는 교과서에만 나와 있을 뿐이고, 얼마만큼 많이 소유했는가가 그 개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면서부터 사회의 모든 가치는 기업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이윤추구’를 통한 ‘부의 축적’이 지상 최대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한된 사회적 부를 모두가 공평하게 나눌 수 없기에,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는 그 사회의 부를 누가 더 많이 소유하는 가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권력도 부도 명예도 결국은 지배계급이 공히 독점적으로 소유하게 되어 1대 99의 사회를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상위 10%의 소득자가 사회적 소득의 48.05%를 소유하고, 하위 소득자의 40%가 사회적 소득의 2.05%만을 점하고 있는 현실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갑질’ 하는 사회를 더욱 조장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상위 소득자의 10%에 들어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로 고착화되어가는 대한민국에서 이제 ‘복지’라는 문제가 전 국민의 삶의 질을 변화시킬 것이고,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길만이 ‘갑질’하는 불평등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사회의 파국적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존중받고 존중하는 사람의 세상’을 다시금 그리워하게 되고, 사회의 중심에 ‘인간’을 놓는 보편적 복지국가가 이상이 아닌 현실임을,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에 의하여 반드시 건설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픈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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